어제 뭐 먹었어? 1권 훑어보기와 후기

영화와 드라마로도 유명한 <어제 뭐 먹었어?>는 요시나가 후미 작가의 요리 만화입니다. 게이인 4, 50대 시로와 켄지가 동거하며 식사를 직접 만들며 살아가는 이야기죠. 다소 특별한 두 사람의 요리 만화라는 점이 신선한 만화입니다. 실제 레시피도 상세하게 나와있는 편이라 따라해본 사람도 많은 만화랍니다.
어제 뭐 먹었어? 1권 훑어보기와 후기를 써보겠습니다.

어제 뭐 먹었어? 1권 훑어보기

어제 뭐 먹었어? 1권에서는 주인공인 변호사 카케이 시로와 미용사인 야부키 켄지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살짝 훑어볼까요?
변호사 사무실에서 어제 뭐 먹었는지 기억하냐는 변호사의 말에 소송채, 파, 미역, 유부를 넣은 된장국(미소시루), 고추냉이와 김을 곁들인 참마 명란젓 초간장 무침, 무랑 닭날개를 매콤달콤하게 조린 거랑 가다랑어포를 올린 브로콜리, 발아현미가 1/3 섞인 밥을 먹었다고 줄줄이 외는 시로.
모두를 갑분싸(?)하게 만든 그는 43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고 탄탄한 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료들은 재료비가 많이 들 것이고, 집도 세련된데다 인테리어도 모던한 비싼 아파트에 살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하지만 실은 시로는 세일하는 채소를 주로 골라 장을 보고 거기에 맞춰 레시피를 구성합니다. 파트너인 켄지가 편의점에서 정가를 주고 사 온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에 잔소리를 하며 싸게 사오라고 몰아붙입니다. 그 정도로 시로는 사실 왕 짠돌이 변호사 겸 주부인 것 입니다.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 사이에 어머니에게서 온 전화. 시로의 어머니는 본인이 성동일 장애 모임에 갔다 왔다며 동성애는 조금도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며, 어서 회사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냐고 강력하게 외칩니다. 시로가 고등학생일 때 게이 잡지를 숨겨놓은 것을 들킨 적이 있었어요. 시로의 어머니는 기절했고, 며칠 뒤 벌떡 일어나서 사이비 종교단체에 가입합니다.
터무니 없이 비싼 항아리를 사들이고 돈을 물 쓰듯이 갖다바친 뒤에야 겨우 다시 돌아와 비교적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시로의 어머니.
그래도 시로에게는 여전히 신경 써야 할 가족인거죠.

더운 여름 날 상점에서 수박을 공동구매한 인연으로 만난 토미나가 카요코와 그의 남편, 외동딸 미치루와의 만남 에피소드도 나옵니다.
같이 수박을 사서 집에서 나누자는 것에 의기투합한 두 사람. 하지만 갑자기 집에 들이고 나니 무서워진 카요코는 순간 비명을 지르고, 오해받은 시로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은 게이라고 커밍아웃하게 됩니다. 뒤늦게서야 변호사라고 하면 될텐데, 후회하는 시로.
어쨌거나 무신경한 카요코의 남편과 역시 막말을 잘 하며 무신경한 그녀의 외동딸 미치루와 안면을 트게 됩니다.
나중에도 나오지만 시로에게는 이들과의 인연이 오래가게 됩니다. 카요코가 시로에게는 쿨한 의논 상대이자, 요리 메이트가 되거든요.
시로가 모르는 요리 레시피도 카요코에게서 많이 나옵니다.
그 외에도 켄지의 미용실 사장, 손님, 시로의 의뢰인 등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생활적이고 도움이 됩니다.
게이 이야기가 진하게 나올까봐 걱정하신다면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거의 부부 비슷한 느낌으로 편안하게 나오기 때문이죠.
요리 만화 중에서 정말 유명한 만화이니 추천 드립니다.

어제 뭐 먹었어? 1권 후기

보통 일본 가정식이나 응용한 요리가 많이 나옵니다. 소송채는 한국에서는 잘 안 먹고, 오크라는 이제 겨우 마트에 나오기 시작했으니 몇몇 종류의 채소나 재료는 아직 낯설어요.
하지만 토마토 참치 국수, 우엉밥, 죽순을 넣은 달걀 볶음은 응용해서 먹거나 똑같이 따라해도 무리가 없더라고요. 다만 참깨 페이스트나 간모도키(두부 속에 야채, 다시마를 넣은 것) 등의 재료는 구하기 힘들어서 가끔 좀 난감하더라고요. 뭘로 대체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한국식 샐러드라고 닭 육수, 다진 파, 다진 마늘, 설탕, 식초, 참기름, 소금, 후추를 넣어서 드레싱을 만들고 토마토 위에 뿌려주는 요리를 소개하더라고요. 그저 웃음만… 한국 전통 음식 토마토! 보통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안 먹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원래 닭 육수도 미원이나 다시다를 쓴다는 거겠지만 그것도 전통 요리가 아니잖아요! 다진 마늘과 참기름만 넣으면 일본인들에게는 한국식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예요. 그래도 일단 맛있을 것 같아서 언젠가 시험 해볼거예요.

가끔 어제 뭐 먹었어? 에서는 시로가 빵이나 과자류, 디저트류도 만듭니다. 예를 들어 2권인가 3권에서는 우무에 조청을 뿌린 일본 여름 디저트도 나오고요. 1권에서는 딸기 잼을 만드는 것이 나온답니다. 약간 콩포트처럼 너무 다 갈아서 만든 잼이 아니라 과육이 많이 살아있게 만드는 딸기 잼인데요.
그림을 맛있게 그려서인지 딸기잼과 버터에 구운 빵이 절로 생각나더라고요.
시로의 전 여친이 하는 빵집에서 식빵을 사왔다고 켄지가 엄청 질투하는 에피소드도 나옵니다.

전체적으로 인물 소개하는 느낌의 이야기들인데 하나같이 무리가 없이 재밌어요. 자연스럽게 등장 인물과 인사하는 느낌이 든답니다.
요리만화를 좋아한다면 꼭 한번쯤은 읽어보면 좋을 만화, 어제 뭐 먹었어 1권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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