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cm 라이프 1권 리뷰

키가 작아서 고민이라면 이 에세이 만화가 작은 위로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키가 150cm 인 작가 다카기 나오코가 겪었던 키에 관한 에피소드를 묶어 만든 에세이 만화, 150cm 라이프 1권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수필집이므로 줄거리는 없이 리뷰 위주로 적습니다)

150cm 라이프 1권 리뷰

최근의 일본 에세이 만화의 대표 주자 중 한 명인 다카기 나오코. 이 책은 작가의 가장 초창기 작품이자 작가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에세이 만화나 수필집은 많고 많지만 ’작은 키‘라는 구체적으로 세밀한 주제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만화는 그리 많지 않아서 더 화제가 된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한국도 인스타툰이나 웹툰에서도 일상의 세세한 부분까지 만화로 볼 수 있지만, 만화대국 일본 조차도 이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 것 같아요.
그래서 다카기 나오코 작가의 작은 키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특히 평균 신장이 한국보다 조금 더 작은 일본에서 많은 공감을 얻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 대만, 동남아시아에서도 키가 작은 사람들은 모두 자기 이야기 같을 거예요.
150 전후의 키는 아니지만 키가 크지 않은 사람으로서도 150cm 라이프 1권 리뷰를 쓸 때 충분히 공감이 갔습니다.

160에 가까운 150 후반대 키여도 작다고 느껴집니다. 하물며 150cm 라면 생활에 불편함이 좀 많았을 겁니다. 아는 사람이 그 키인데, 카페의 높은 의자에서 내려올 때 조심스럽게 내려와야 하더라고요. (물론 그런 의자는 누구에게나 높아서 170 부터 편하게 내려오겠지만요)
작가는 이런 고충을 꼼꼼하게 그려놓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작았다” 는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작았다는 사람과, 원래는 컸는데 거기서 성장이 멈추는 바람에 작아졌다는 사람. 작가는 어릴 때부터 계속 반에서 키 순으로 1, 2번을 놓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키가 커야 유리한 구기 종목은 한번도 잘 한 적이 없고, 작은 북을 치고 싶은데 작으니까 폼폼을 들라고 배려 당하는 등 불합리한 일이 많았대요.

특히 옷을 고를 때 고민한 적이 많았다고 합니다.
키가 작은 사람이 옷을 고르면 소매가 너무 길거나 기장이 너무 길어서 수선을 하면 어정쩡한 핏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제는 어른의 분위기를 내야할 때 그저 귀엽게만 보이거나 아이같은 옷차림이 될 때 속이 상했다고 해요. 심지어 유치원 원복같다는 말도 들었다고 해요.
많이 팔아야 하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제일 많이 팔리는 사이즈로 옷을 제작해야 하겠죠. 작은 사이즈로 예쁘게 만들기도 힘들거고요.
그러니 작가는 옷을 리폼하는데 이골이 난 것 같아요. 리폼하는 아이디어도 설명해주는데, 미국이나 유럽에서 옷을 사는 사람들이 참고해도 괜찮겠더라고요.

모든 물건이 너무 큰 작가. 일본에 가면 사실 160이 되지 않는 남성이 꽤 많이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일본은 축소지향의 사회이기 때문에 물건도 작고 시설도 작은 키에 맞는 편 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것조차도 크게 느껴지니, 외국에 나갔을 때에는 불편함이 더 심해졌다고 해요. 길을 물어봤더니 설명을 해주고는 아이를 칭찬하듯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을 하는 외국인. 여권을 보며 어른인지 의심하거나 친구에게 보여주며 (낄낄거리며) 웃는 점원. 너무 높은 곳에 있는 햄버거 주문대 등.
일본도 크게 느껴지는데 하물며 평균 키가 정말 큰 서구권에서는 작가가 더욱 힘들었겠다 느꼈습니다.

키가 작은 작가는 늘 제 몫을 해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큰 것 같았습니다. 중간 에피소드의 제목이기도 하고요.
비행기 승무원, 경찰, 군인, 모델, 레이싱 모델, 프로 스포츠 선수, 우주 비행사 등은 키 제한이 있는 직업입니다.
일단 165 정도의 키라면 대부분 이 직업을 할 수 있는 시작점이지만 150대의 키라면 어림도 없지요.
키가 작기때문에 아예 생각도 하지 못하는 직업이 있다는 것이 확실히 억울한 일이기도 하네요.

하지만 작가는 열심히 일해서 키 큰 사람 못지않게 역할을 해내고, 키가 작은 것도 개성으로 살릴 수 있는 직업도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조금 다른 예지만, 왜소증으로 키가 132cm 인 피터 딘클리지도 유명한 배우이죠. 왕좌의 게임의 티리온 라니스터, 뮤지컬 영화 시라노, 헝거게임 등 굵직한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물론 관련 역할이 주로 주어지기도 하니 마냥 자유로운 것은 아닐것이고요. 키가 작다는 것을 선천적 장애와 관련지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본인이 작은 키에 절망해 도전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키 큰 사람도, 키 작은 사람도, 중간 키의 사람도 모두 장단점과 자신 나름대로의 강점을 잘 살리고 보완하면서 살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설령 작은 키가 훨씬 더 불리하다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점을 찾아 발전시켜 나가는 태도, 자신의 일을 잘 해나가자는 의지가 지금의 다카기 나오코를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키가 작아서 기분이 좋지 않거나 키 작은 사람의 고충을 느껴보고 싶다면 150cm 라이프 1권을 통해 공감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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